
위스키, 유통기한 없다고 그냥 두면 큰일 납니다. 코르크 파손부터 증발(엔젤스 쉐어) 방지까지, 당신의 소중한 위스키를 10년 넘게 완벽한 상태로 보관하는 전문가의 7가지 비밀을 공개합니다. 파라필름 감는 법부터 올바른 온도 관리까지 지금 확인하세요.
큰돈 들여 산 위스키, 혹은 선물 받은 귀한 술을 장식장에 고이 모셔두기만 했다면 오늘 당장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위스키는 와인이나 소주와는 전혀 다른 생태계를 가진 술이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상식으로 보관하다가 술이 반으로 줄어드는 마법(?)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아래 7가지는 꼭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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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대 눕히지 마세요 (직립 보관의 원칙)
가장 많이 하는 실수입니다. 와인 셀러가 있다고 위스키를 와인 옆에 나란히 눕혀두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는 위스키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와인과 위스키의 결정적 차이
- 와인: 코르크가 마르면 산소가 침투해 식초가 되므로, 코르크를 적시기 위해 눕혀서 보관합니다.
- 위스키: 알코올 도수가 40~60도에 달하는 고도주입니다. 눕혀두면 독한 알코올이 코르크를 공격해 녹여버립니다. 결과적으로 술에서 나무 맛이나 썩은 맛이 나게 되고 밀봉이 풀려 술이 증발합니다.
👉 핵심: 위스키는 무조건 ‘세워서’ 보관해야 합니다.
2. 빛은 위스키의 주적입니다 (자외선 차단)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위스키 병을 진열해 두면 보석처럼 반짝여서 참 예쁩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의 대가는 혹독합니다. 직사광선(자외선)은 위스키의 색을 바래게 만들고, 내부 온도를 높여 맛을 변질시킵니다.
- 최적의 장소: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옷장, 펜트리, 혹은 문이 달린 장식장.
- 차선책: 어쩔 수 없이 거실에 두어야 한다면, 블라인드를 치거나 병을 케이스(Box)에 넣어두세요.
3. 파라필름(Parafilm)을 활용하세요
진정한 위스키 덕후들의 필수품입니다. 실험실에서 비커를 밀봉할 때 쓰는 얇은 필름인데, 이것을 병 입구와 코르크 경계면에 칭칭 감아두면 공기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파라필름의 효과
장기 보관 시 발생하는 자연 증발(Angel’s Share)을 막아줍니다. 10년, 20년 뒤에도 액체의 높이(Fill level)를 유지하고 싶다면 파라필름 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인터넷에서 몇 천 원이면 평생 쓸 양을 살 수 있습니다.
4. 온도는 일정하게, 너무 덥지 않게
위스키는 온도 변화에 민감합니다. 특히 한국의 여름철 베란다나 다용도실은 최악의 장소입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병 내부의 기체가 팽창하여 코르크를 밀어내거나 틈새로 술이 새어 나올 수 있습니다.
✅ 추천 온도: 사람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18도~24도 사이의 상온이 가장 좋습니다. 겨울철 보일러를 빵빵하게 트는 방바닥도 피해주세요.
5. 6개월에 한 번씩 ‘코르크 적셔주기’
“아까는 세워서 보관하라며?”라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기본은 세워두는 것이지만, 몇 년 동안 그대로 두면 코르크가 완전히 바짝 말라 수축됩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뚜껑을 딸 때 코르크가 ‘뚝’ 하고 부러지는 참사가 일어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1년에 한두 번 정도, 병을 거꾸로 들어서 약 5초~10초 정도 위스키 원액이 코르크에 닿게 해주세요. 이 과정을 통해 코르크의 탄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너무 자주는 말고, 생각날 때 한 번씩만 해주시면 됩니다.
6. 개봉한 위스키는 ‘에어링’과의 싸움
뚜껑을 따지 않은 위스키(Unopened)와 뚜껑을 딴 위스키(Opened)의 보관법은 다릅니다. 이미 개봉했다면 병 안에 공기가 들어간 상태입니다. 술이 줄어들수록 병 안의 빈 공간(Headspace)이 넓어지고, 산소와 닿는 면적이 넓어져 맛이 변합니다.
- 1/3 이하로 남았다면: 가급적 빨리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 소분하기: 공기 접촉을 줄이기 위해 작은 공병(바이알)에 옮겨 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7. 케이스(Box)를 버리지 마세요
위스키를 사고 나서 박스는 짐이라고 생각해서 버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박스는 위스키를 보호하는 ‘1차 방어막’입니다.
박스는 빛을 완벽하게 차단해 줄 뿐만 아니라, 혹시 모를 충격이나 온도 변화로부터 병을 보호해 줍니다. 나중에 중고 거래를 하거나 리세일을 할 때도 박스 유무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니, 공간이 허락한다면 꼭 병과 함께 보관하세요.
위스키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는 술입니다. 오크통 속에서 수십 년을 기다려 우리에게 온 만큼, 우리 집에서도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끝까지 좋은 맛을 보여줍니다.
사실 가장 좋은 보관법은 “변질되기 전에 좋은 사람들과 맛있게 마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 위스키계에서는 농담이 아니거든요. 오늘 저녁, 장식장에 잠들어 있는 위스키의 상태를 한 번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