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 은행 앱 대신 전자지갑 앱을 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입금 내역에는 원화가 아니라 ‘테더(USDT)’라는 이름이 찍혀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단독으로 전한 스테이블코인 월급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그 보도를 출발점으로 삼아, 내 월급도 코인으로 받을 수 있는지 차근차근 따져 봅니다.
미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내 근로자의 정기 월급을 코인으로 주는 것은 현행법상 어렵다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다만 성과급, 해외 기업 근무, 프리랜서 계약처럼 사정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투자 권유가 아니라 제도와 비용을 이해하기 위한 정리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월급, 어디서 시작된 이야기인가
한국경제 단독 보도(2025년 5월)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한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월급을 테더로 받습니다. 테더는 1달러와 1 대 1로 가치를 맞추도록 설계된 코인입니다. 보도는 은행을 자유롭게 쓰기 어려운 불법체류 외국인을 중심으로 이런 방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유는 송금 비용입니다. 기존 해외송금은 송금액의 5~10%를 수수료와 환전 손실로 잃을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스마트폰으로 몇 분 만에 보내고, 수수료도 수백~수천 원 수준이라고 보도는 설명했습니다.
규모도 작지 않습니다. 같은 보도에서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5만 1,000명, 불법체류자는 약 40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세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연 5조 6,600억 달러로 2020년보다 10배 넘게 늘었습니다. 동시에 정부가 파악하지 못하는 ‘그림자 급여’가 커진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비트코인과 무엇이 다른가
스테이블코인은 이름 그대로 ‘가치가 안정된 코인’입니다. 발행사가 달러 예금이나 단기 국채 같은 준비자산을 쌓아 두고, 그만큼만 코인을 발행하는 구조가 기본입니다. 대표적으로 테더사의 USDT와 서클사의 USDC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가격이 크게 오르내립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 근처에 머물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래서 스테이블코인 월급은 “받는 순간 반토막”이 날 위험이 비트코인보다 훨씬 작습니다.
제도도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2025년 7월 18일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시행 법률로 서명했습니다. 발행사는 유통량의 100%를 고품질 유동자산으로 보유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도 2026년 7월 경제성장전략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넣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하반기에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스테이블코인 월급의 첫 번째 관문
국내에서 가장 큰 벽은 근로기준법 제43조입니다. 이 조항은 임금을 ‘통화’로, 근로자에게 직접, 전액을 지급하라고 정합니다. 여기서 통화는 우리나라에서 강제로 통용되는 돈, 즉 원화를 뜻한다는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이 원칙의 취지는 간단합니다. 근로자가 월급을 받자마자 손실 없이 바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품권이나 주식으로 월급을 주면 현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근로자가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의 한국경제 기고(2026년 4월)는 법원 판단을 소개했습니다. 법원은 가상자산이 국가 통제를 받지 않고, 가치 변동이 크며, 현금화가 쉽지 않다고 봤습니다. 임금이 갖춰야 할 조건과 맞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1달러에 묶인 스테이블코인은 다를까요?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의 기고(2025년 5월)는 가능성이 낮다고 봤습니다. 달러와 연동돼도 강제통용력이 없어 법정통화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지만, 아직 법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예외는 있을까, 성과급과 단체협약
제43조에도 예외 문이 있습니다.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통화가 아닌 방식도 가능합니다. 다만 선원법처럼 특정 업종에 한정된 예외 규정은 극히 드물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검토하는 길은 주로 성과급입니다. 비정기적인 특별성과급처럼 임금으로 보기 어려운 돈이라면 코인 지급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취업규칙에 근거해 매년 정기적으로 준다면 임금으로 볼 수 있어 법적 위험이 남습니다.
정리하면, 국내 회사에 다니는 근로자의 기본급을 스테이블코인 월급으로 대신하기는 현재 어렵습니다. 근로자가 원하더라도 회사가 위험을 지게 됩니다. 원화 월급을 받은 뒤 본인이 스테이블코인을 사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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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코인 급여가 얼마나 퍼졌나
해외는 사정이 다릅니다. 가상자산 투자사 판테라캐피털이 77개국 1,600여 명을 조사한 보고서(2025년 8월 공개)가 있습니다. 2024년 업계 종사자의 9.6%가 급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받았습니다. 1년 전보다 약 3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어떤 코인으로 받았는지도 나왔습니다. 코인 급여 가운데 USDC가 63%로 가장 많았고, USDT를 합치면 90%를 넘었습니다. 거래량은 USDT가 더 많지만, 주요 급여 대행사가 USDC를 주로 지원하는 영향으로 풀이됐습니다.
해외 인력 고용 플랫폼 딜(Deel)은 계약자가 보수를 USDC로 출금하는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다만 이런 사례는 대부분 국경을 넘어 일하는 프리랜서와 계약자 중심입니다. 한국 법을 적용받는 근로계약과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원화 월급 vs 스테이블코인 월급 비교표
같은 300만 원어치를 두 방식으로 받는다고 가정해 비교했습니다.
| 항목 | 원화 월급 | 스테이블코인 월급 |
|---|---|---|
| 국내 근로계약 적법성 | 원칙(제43조 통화불) | 정기 임금은 위반 소지 큼 |
| 받는 곳 | 은행 계좌 | 전자지갑·거래소 계정 |
| 가치 기준 | 원화 고정 | 달러 연동, 원화 가치는 환율 따라 변동 |
| 생활비로 쓰기 | 바로 사용 | 원화로 팔고 출금해야 사용 |
| 해외 송금 | 은행 수수료·시간 부담 | 몇 분, 수수료 낮음(보도) |
| 피해 구제 | 예금자 보호·임금체불 신고 | 해킹·분실 시 구제 수단 약함 |
| 세금 | 원천징수로 정리 | 이후 차익은 2027년부터 별도 과세 |
표에서 보듯 스테이블코인 월급의 장점은 주로 해외 송금에서 나옵니다. 국내에서 생활비로 쓰는 사람에게는 환전 단계가 오히려 비용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월급, 금액별 환전 수수료 계산 예시
코인 월급을 받아 원화로 쓰려면 거래소에서 팔고 은행으로 출금해야 합니다. 아래는 업비트 원화마켓 일반 주문 수수료 0.05%와 원화 출금 수수료 1,000원을 넣은 단순 계산입니다. 여기에 ‘가격 차이 1%’를 따로 붙였습니다. 국내 거래소 테더 가격이 은행 환율과 1% 어긋났다고 가정한 값입니다.
| 월급 상당액 | 거래 수수료(0.05%) | 원화 출금 | 수수료 합계 | 가격 차이 1%일 때 손익 |
|---|---|---|---|---|
| 100만 원 | 500원 | 1,000원 | 1,500원 | ±1만 원 |
| 300만 원 | 1,500원 | 1,000원 | 2,500원 | ±3만 원 |
| 500만 원 | 2,500원 | 1,000원 | 3,500원 | ±5만 원 |
계산에서 드러나듯 수수료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갑을 흔드는 것은 가격 차이와 환율입니다. 달러 연동이라 원·달러 환율이 한 달에 1% 움직이면 300만 원 월급의 원화 가치도 3만 원가량 달라집니다. 외부 지갑에서 거래소로 옮길 때 드는 네트워크 수수료는 코인과 네트워크마다 달라 표에서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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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따져 볼 세금·변동성 체크리스트
스테이블코인 월급이나 코인 성과급을 받을 기회가 생긴다면 아래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 ] 받는 돈이 정기 임금인지, 비정기 성과급인지 회사 규정 확인
- [ ] 받은 코인을 언제 원화로 바꿀지 미리 정하기(환율 변동 노출 기간)
- [ ] 거래소 수수료, 출금 수수료, 네트워크 수수료 합계 확인
- [ ] 2027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 소득은 연 250만 원 초과분에 22%(지방세 포함) 분리과세
- [ ] 받을 때의 소득 처리와 이후 차익 과세는 별개이니 세무 상담 받기
- [ ] 전자지갑 복구 문구 보관, 해킹·오송금 대비
특히 세금은 놓치기 쉽습니다. 2027년 과세는 이미 법에 들어간 확정 사항이며,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도 추가 유예가 담기지 않았습니다. 코인으로 받은 뒤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팔면 그 차익이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월급은 ‘송금 도구’로 먼저 자리 잡는 중
스테이블코인 월급은 해외 송금이 잦은 사람에게는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근로자의 기본급을 대신하기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라는 벽이 아직 높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다루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만들어져도, 임금 규정까지 함께 바뀔지는 따로 지켜봐야 합니다.
당분간은 원화로 월급을 받고, 필요할 때 스스로 스테이블코인을 사서 쓰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코인 성과급을 제안받는다면 수수료와 환율, 2027년 과세까지 계산한 뒤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자료
- [한국경제 – [단독] ‘코인 월급’ 확산…외국인 노동자 “현금 대신 테더 달라” (2025.5.11)](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51153391)
- 한국경제 – 테더로 필리핀 도우미 월급 준다 (2025.5.11)
- 한국경제 – 가상자산으로 임금 지급해도 될까요? (2026.4.28)
- 한국경제 – 월급이 2000코인? 가상화폐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을까 (2025.5.13)
- 주간경향 – “사장님, 이달 월급 코인으로 주세요” (2025.10.24)
- Cointelegraph – Crypto salaries triple in 2024 as stablecoins dominate payrolls (2025.8.6)
- Deloitte – GENIUS Act Signed Into Law (2025.7)
- 시사경제 –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재시동…정부, 연내 기본법 제정 추진
- 디지털데일리 – “코인으로 250만원 벌면 22% 세금 낸다” (2026.8.6)
